5월 19일 토요일, 논산에서 사촌동생이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다. 원래 고향인 통영에서 친척, 가족들과 함께 버스를 대절해서 같이 타고 갈 계획이었으나 전날 야근으로 인해 부산에서(현재 거주지) 통영 가는 심야버스도(밤 10시, 10시 40분 차) 놓치게 됐다. 그래서 혼자 부산에서 바로 논산까지 올라가야만 했다.
그런데 부산에서 논산으로 바로 가는 버스와 기차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멘붕이 와버렸다. 심지어 환승해서 간다 하더라도 부산에서 서울 가는 시간 보다 (버스 타고 약 4시간) 더 오래 걸린다. 그럼 여태까지 부산경남권에 거주하는 군인분들은 논산훈련소에 가는데 이렇게 힘들게 갔단 말인가?...
참고 : 부산에서 논산까지 가는 고속버스 노선은 2018년 7월에 신설된다고 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날 밤 알람 없이 바로 곯아떨어져 버려 늦게 일어난 입븐언니. 버스나 기차를 타는 것만으로는 결혼식장에 제시간에 도착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부산에서 대전복합터미널까지 고속버스를 타고 가서 터미널에서 바로 택시를 타고 논산까지 가는 것이었다.
<고속버스앱 모바일앱으로 발권받은 승차권>
승차권은 고속버스 모바일앱으로 발권 받았다. 버스가 출발하기 몇 시간 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잔여좌석이 꽤 있는 편이었다. 모바일앱에서 발권시 앱 내에서 승차권을 바로 발급받을 수 있고 사진첩에 따로 저장도 가능하다. 터미널에서 승차권을 따로 발급받을 필요 없이 탑승 전에 버스 입구 단말기에 QR코드를 갖다 대기만 하면 된다.
참고 : 부산 사상에서 대전복합터미널까지 가는 차편은 하루에 8시 50분, 14시 두 대 뿐이고 우등이다.
성인 기준 가격은 22,900원이다.
<칠곡 휴게소>
시외고속버스의 차량은 2시간 이상 운행할 시 중간에 휴게소에 들른다. 기사분들에 따라 쉬는 시간이 다르지만 보통 15분 정도 휴식한다.
<논산시 노블레스 컨벤션 웨딩홀>
대전복합터미널에서 바로 택시를 타고 군산시 내동에 위치한 결혼식장까지 오는데 40분 정도 걸렸다. 택시기사분께서 고속도로를 타고 나름 빨리 와주신 거라고 하셨고 택시비는 원래는 6만 원이었지만 5만 원만 받으셨다. 버스를 탄 시간을 기준으로 약 네 시간 만에 결혼식장에 도착했다.
결혼식은 낮 12시 웨딩홀 1층 그레이스홀에서 진행됐다. 그렇다. 입븐언니는 사촌동생의 인생에서 단 한 번뿐인 결혼식에 지각했다.(완전 혼 남) 다행히 결혼식이 끝날 무렵 사진 찍기 직전에 도착해 단체사진은 찍을 수 있었다. 엄마 말로는 결혼식 때 신랑신부가 입장할 때 너무 특이하고 웃겼다고 했는데 못 보게 돼서 참 아쉽다.
이건 여담이지만 사촌동생과 제부의 지인인것 같은 축가를 부른 남자분이 그렇게 잘생기고 노래를 잘 부르더라면서 엄마와 숙모, 고모들이 다들 난리였다. 고경표를 닮았다고 하던데 어디 계신지 그분 참 궁금하다.
<노블레스 컨벤션 웨딩홀 1층 로비>
다른 분들이 결혼식을 올리는 중이라 사진 찍을 땐 덜했지만 논산에 사시는 분들 여기 다 모였냐고 할 정도로 웨딩홀은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역시 결혼식은 5월에 올리는 분들이 많은듯하다.
결혼식장 도착한지 10분도 안돼서 사진 찍고 바로 뷔페로 향했다. 친척분들이 우스갯소리로 말씀하시길 밥 먹으러 부산에서 논산까지 그렇게 먼 거리를 왔냐고 했다.
회를 좋아하는 입븐언니의 취향에 딱이었던(회와 초밥이 생선 종류가 특히 많았던 것 같다.) 뷔페였지만 맛은 그런대로 무난하고 괜찮았다. 특이한 게 뷔페에서 갈비탕이랑 잔치국수 메뉴가 있었다. 어른들이 말씀하시길 결혼식 때 잔치국수를 먹으면 신랑 신부가 시집 장가를 잘 간 것이라고 한다.
접시에 음식을 담아왔는데 할아버지랑 입맛이 비슷해서 좀 놀랬다. 지나가시던 할머니께서 입븐언니가 앉은 테이블 위의 빈 접시들을 보시고는 내일까지 굶으라고 하시던데 무슨 의민지 모르겠다.(애써 부정)
입븐언니보다 나이가 어린 사촌 동생이 먼저 결혼한 덕분에 식사 자리는 친척분들의 언제 결혼하냐는 질문 공세로 가득했다. '언제 시집갈 거니?', '만나는 남자는 없니?', '여자는 무조건 서른 전에 시집가야 돼.(2년도 안 남았는데요?)' 등등 맛있는 걸 먹고 있으면서도 체하는 느낌이 들었는데 글을 쓰고 보니 이런 이유 때문이었던 것 같다.
사촌 동생 부부의 결혼식에선 폐백이 따로 없고 친척들과 지인들을 위한 다과회로 대체됐다. 결혼식에서 따로 인사를 드리지 못한 분들을 위해 따로 마련한 자리라고 한다. 다과회장으로 가는 길 곳곳엔 신랑신부의 웨딩사진 포스터가 세워져 있었다. 결혼식을 위해 제부와 사촌 동생이 참 많이 준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과회는 결혼식장 근처에 있는 논산여자상업고등학교에서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 과일이랑 음료들이 준비돼있었는데 뷔페에서 이미 끝을 본 입븐언니는 한 젓가락도 들 수 없었다. 신랑신부는 지인분들과 포토타임을 가졌고 결혼식에 방문해준 분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드리고 담소를 나누는 것으로 다과회는 마무리됐다.
차 시간 때문에 부랴부랴 사촌동생과 급하게 찍은 셀카 하나 투척하고 오늘 포스팅은 여기서 마무리하도록 하겠다.
<사촌 동생과 같이 찍은 셀카>
To. 사랑하는 사촌동생에게...
사촌 동생아. 결혼 진심으로 축하해! 하나뿐인 결혼식에 지각해서 미안해. 축하해주는 자린데 내가 옷도 너무 칙칙하게 입고 왔구나. 다시 한번 미안해. 제부, 부디 동생에게 항상 좋은 남편이 돼주길 바랍니다. 혹시나 잘 못한다는 얘기가 들리면 내가 끝까지 쫓아가서 괴롭혀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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